“안주하지 않고 완주하는 교회”
여러분은 요즈음 교회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어떤 분들은 매스 미디어에 보도되는 교회의 문제점, 목회자의 비리를 보면서,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교회에 대해서 상처를 받아서, 교회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저도 한 때 그런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청년 시절 교회에 실망해서 교회를 떠나서 선교단체에서 3년간 신앙생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에 교회를 비판적으로 보았던 청년이 이제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어서 교회를 이끌고 가는 자리에 있습니다. 청년 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교회를 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머리이신 주님의 수준에 못 미쳐도 한참 못 미치는 교회를 보면서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를 세상의 눈이 아닌, 우리 자신의 눈이 아닌 주님의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피값으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시어 지금도 변함없이 교회를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특별히 성령께서는 이 세상 속에서 교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시며 지금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나라의 역사를 이루어 가고 계십니다. 비록 교회가 불완전하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비난을 받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세상을 위해서 주신 하나님의 귀한 선물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교회라는 공동체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교회 없이는 우리의 믿음의 여정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연약한 인간들이 모인 공동체이기에,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이상을 완전히 실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여전히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시고 사용하신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모두는 여전히 교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은 교회 설립 53주년입니다. 우리 교회를 이 땅에 세우신 주님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오늘까지 여기까지 인도하신 성령님, 감사합니다. 끊임없이 헌신해주시고 혁신해 주신 교회의 러더들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거름은 한 곳에 쌓아 두기만 하면, 이웃에게 악취를 풍기지만, 땅에 골고루 뿌려지면, 땅을 비옥하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교회는 거름과 같습니다. 교회는 우리끼리만 똘똘 뭉쳐서 우리끼리만 잘 지내려고 하면 교회는 세상의 악취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골고루 펴져 나가면 세상을 풍요롭게,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복음을 붙잡고 세상 속으로 나아갑시다. 주님 오실 때가지 안주하지 않고 완주하는 우리 본한인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0년 9월 13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