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만큼만 인생이다
오늘은
성찬주일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성찬식입니다. 성찬은 빵과 포도주 가운데 영적으로 임재하는 주님의 몸과 피를 기억하고 함께 먹고 마시는 시간입니다. 한 마디로 주님의 사랑을 먹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찬을 대할 때 마다 주님의 놀라운 사랑을 기억합니다. 또한 주님의 놀라운 사랑에 내가
얼마나 응답하는 삶을 살았는가를 질문하게 됩니다. 한 해의 마지막 성찬을 받으면서, 올 한해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사랑의 삶을 살았는가를 우리 모두 돌아 보았으면 합니다. 이 대목에서 박용재 시인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를 교우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인생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 만큼이
인생이다.
2020년 12월 13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