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플로이드의 비유
우리가 잘 아는 예수님의 비유 중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너무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이 비유를 미국 남부지방의 흑인들은 자신들의 버전으로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The cotton patch version of Luke)
“어느 백인이
애틀란타에서 알바니로 자동차 여행을 하다가, 악당들을
만나서, 자동차도 빼앗기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 고속도로 변에 피를 흘리면 쓰려져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백인 목사가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는 이 사람을 보고서, 속력을 더
내고서, 그곳을 급히 지나가 버렸다.
그 다음 잠시 후 한 백인 성가대 지휘자가 그 길로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그 역시 속력을 더 내서 그곳을 피해버렸다. 그
후에 한 흑인 평신도가 그 길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쓰러진 사람을
보고서 차를 세워서, 그 사람을 최선을 다해서 돌보아 주고,
차에 태워서, 알바니에
있는 큰 병원에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간호사에게
돈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고 떠났다.
‘내가 볼 일이 있어서, 지금 가야
하는데, 이 사람에게 치료비가 더 들면,
나에게 전화를 해 주십시오. 그러면
내가 나머지를 다 지불하겠습니다.’” 결국 남부의
흑인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단순히 자비의 실천을 가르치기 위한 비유가 아니라, 남쪽
유대인과 북쪽 사마리아인간의 해묵은 인종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파악한 셈입니다.
이런 취지를 살려서 저는 이 비유를 북미 한인 버전으로
이렇게 바꾸어 보고 싶습니다. ‘선한 플로이드의
비유’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어느 한
흑인이 뉴욕 거리의 식당 앞을 지나가다가 백인 경찰을 만났습니다. 백인 경찰은
다짜고짜 이 흑인을 쓰러트렸고 손목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백인
경찰은 흑인의 목을 자신의 무릎으로 짓눌려 버렸습니다. 숨을 쉴
수 없는 흑인은 ‘나는 숨을 쉴 수 없어요’
(I can’t breathe)라고 계속해서 외쳤지만, 백인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때에 한 백인 목사가 그 옆을 지나갔습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어요’라는 이
소리를 들었지만, 백인 목사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 흑인은 아마도 강도나 살인을 저질렀을 거야. 흑인들은
위험한 인종들이야.’ 그리고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잠시 후 한인 교회 교인 한 명이 그 옆을 지나 갔습니다.
그 역시 ‘나는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외치는 흑인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속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가게에 오는 흑인 애들처럼 저 녀석도 무슨 사고를 쳤구먼. 숨을 쉴
수 없다고, 도망가려고 별 거짓말을 다 하네.”
그리고 그냥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
때에 한 흑인 소년이 나타났습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소리를 듣고서 백인 경찰에게 달려 듭니다. 그러자 다른
백인경찰이 이 소년에게 달려들어서 도로 바닥에 쓰러뜨립니다. 그리고 무릎으로
소년의 목을 누릅니다. 그러자 흑인 소년의 입에서도
‘나는 숨을 쉴 없어요’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그 때에 또 다른 백인 목사가 지나가고,
또 다른 한인 교인이 지나갑니다. 그들은
그냥 지나가기만 했습니다.”
2020년 6월
14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