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종교개혁 주일로 지킵니다. 이제 2년 후인 2017년 10월 31일이면 마틴 루터가 독일 북부 비텐베르그의 성당 벽에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내붙이고 당시 카톨릭 교회의 부패에 항거한지 500주년이 됩니다. 종교개혁은, 교회 내에 어떤 새로운 교단, 교파를 만들어내자는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를 초대교회와 같은 순수한 신앙으로 - 사도들의 가르침에 기반을 둔 성경 중심의 신앙으로 되돌아 가자는 운동이었습니다. 물론 마틴 루터 본인은 자신의 95개 조항 반박문이 이렇게 커다란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낼 줄 알지 못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진리에 대한 마틴 루터의 순수한 열정과 당 시대의 수많은 용기있는 영적 지도자들, 성도들을 통하여 교회를 새롭게 하시는 일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종교개혁의 모토 중의 하나는 “개혁된 교회는 언제나 개혁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입니다. 이는 끊임없는 자기 개혁의 정신을 담은 표어입니다 - 개혁교회가 늘 옳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특정한 교파, 교단이 항상 옳은 판단만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켜오고 있는 교리가 늘 성경에 대한 완벽한 해석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성경만이 -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어졌고 우리의 신앙과 생활의 규칙이 되는,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모든 종교적 논쟁들의 최종적인 심판자 역할을 할 성경만이 올바른 진리를 계시하고 있으니, 우리들의 신앙과 삶을 늘 성경 말씀에 비추어 보며, 내가 진리에 머물러 있다는 섣부른 교만을 버리고, 날마다 스스로를 개혁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곱 살 어린아이 때 알던 하나님과 열일곱 살 청소년기에 아는 하나님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열일곱 살 청소년기에 알게 된 하나님과 스물일곱 청년의 때에 아는 하나님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스물일곱 청년의 때에 아는 하나님과 서른일곱, 마흔 곱, 쉰일곱 - 온 평생을 바쳐 좇아온 하나님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같아서는 안 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는 우리의 평생을 걸쳐 배우고 묵상하며 교제하여도 우리와 같은 인간의 적은 능력으로 완전히 파악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작은 습관들로부터, 교회 공동체가 함께 움직이며 일하는 방식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하심 앞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며, 세상 밖으로 나가 사랑과 진리로 세상을 섬기는 모든 방식들이 늘 새롭게 하나님의 말씀 앞에 비추어지고, 점검되어야 합니다 - 우리는 늘 스스로를 개혁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들 안에 여전히 살아 꿈틀대는 죄의 권세에 대한 성도들의 영적 싸움이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쉼없이 나아가는 성도들의 성화의 여정입니다. 끊임없는 자기개혁의 열정이, 오늘 우리 모든 성도들에게 가득하여, 약 500년 전 생명을 걸고 이루어 낸 교회의 개혁운동의 선구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종교개혁 498주년을 맞이하여,
안형준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