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자 선교사님께서 향년 72세로 지난 화요일 부르심을 받고 떠나셨습니다. 주윤자 선교사님은 지난 2월 10일 우리 교회에 오셔서 평양 과학 기술 대학의 사역에 대해 보고 및 설교를 해 주신 주병돈 선교사님의 아내입니다. 2005년에 큰빛교회의 파송으로 연변 과학 기술 대학의 교수 부부로 2010년까지 사역했고, 2010년 9월부터는 개교한 평양 과학 기술 대학으로 들어가서 사역했습니다. 남편 주병돈 박사는 상경대학 학장으로 북한 최초로 ‘자유 시장 경제’를 가르쳐 왔는데, 주윤자 선교사님은 평양과기대의 회계 업무 등 대학 운영에 참여해 왔을 뿐 아니라 700여명의 학생들의 어머니의 역할을 잘 감당해 왔습니다.
평양 과학 기술 대학에서 사역하던 중, 4월 중순, 허리 뒷부분의 통증이 점점 심화되어 4월 말에 서울로 나와 서울대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위암이 전이 되어 허리에 통증을 가져다준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5월 2일 캐나다로 급히 귀국하여 맥매스터 대학 암 전문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하려 했으나, 이미 온몸에 암이 번져 손을 쓸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2주 전에 호스피스로 들어가게 되었고, 지난 화요일 남편과 자녀들의 환송을 받으며 주님 나라로 떠나가셨습니다.
“목사님, 나는 평양 체질인가 봐요. 다른 분들은 이곳에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 답답하다 그러는데 저는 여기서 사역하는 것이 참 행복하고 좋아요.” “그런데 학기를 마치고 과기대를 떠나 중국이나 캐나다에 들어오면 1~2주 동안은 몸에 아무 기력이 없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둘이서 가만히 있게 돼요.” “이제 그만 둘까 생각하다가도 과기대 아이들 얼굴이 생각이 나, 다시 힘을 얻어 들어가게 돼요.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요” “과기대에 있으면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 소고기예요. 갈비 사주세요, 목사님.” “제 몸에 암이 다 퍼져서 허리를 누르고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전혀 몰랐다는 게 정말 제가 생각해도 신기할 지경이에요”
데려가도 좋을 것 같은 사람은 안 데려가시고, 데려가지 말아야 할 분은 데려가시는 주님의 계획이 잘 이해가 안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때입니다. 귀한 선교사님을 떠나보내는 유가족과 동지들 위에 우리 주님 부활의 소망과 위로하심이 가득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주후 2019년 6월 16일
한석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