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본 시니어 합창단 제2회 정기연주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시니어 합창단 연습이 있는 날 연습 장소에서 1시간 이상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합창단 연습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있는데 단원들은 연습 시작시간 약 20분 전부터 모이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모습이 저에게는 꼭 학창시절에 소풍을 떠나기 직전에 들떠있는 소년소녀들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연습을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던 단원들은 연습 시간이 되자 먼저 ‘마 메 미 모 무’ 이렇게 소리를 내며 발성 연습을 하면서 서로의 목소리를 하나로 가다듬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후, 연주회 때 하실 곡들을 한곡 한곡 연습하셨는데, 곡들의 제목이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 평생 주를 섬기리라’ 등과 같은 곡이었습니다.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곡들이지만 70세, 80세 되신 백발의 시니어 분들이 부르시는 이 찬양들이 그날 제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주는 나의 산성이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가 되십니다. 주님께서 내 손을 붙들어 주셔서 내가 날마다 주님과 함께 걸어갑니다. 내 평생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이 가사들로 찬양하실 때, 이 곡들이 단지 음악이 아닌 지금 시니어 분들이 자신들의 신앙과 삶을 찬양으로 표현하는 듯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주회는 일반 음악회가 아니라 시니어 단원들의 찬양 간증집회가 되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본한인교회 설립 50주년 희년을 맞아, 3세대가 함께하는 찬양과 감사의 연주회로 올려집니다. 시니어 합창단(1세대), 남성 합창단/여성 중창단(2세대) 그리고 어린이 합창단(3세대)이 출연하게 될 이번 연주회는 우리 교회 속에서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3세대가 찬양으로 함께 영광돌리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연습하시는 모습을 뒤에서 보면서 우연히 한 단원이 들고 있는 바인더를 보게 되었는데, 악보에 여러가지 색상의 형광펜 메모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파트를 잘 확인하기 위해서 색칠을 하시고, 또 노래 부르면서 주의해야 할 부분들을 볼펜으로 깨알같이 적어 놓으셨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단원들이 악보없이 노래를 하신다는 것입니다. 연세가 드실수록 외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 곡들을 암기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시는 지휘자님과 반주자님 그리고 모든 단원들께 격려를 보냅니다. 이날 많이 참석하셔서 시니어 합창단을 통해 하나님께서 50주년을 맞는 우리 교회에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맛보시기를 소망합니다.
주후 2017년 11월 5일
김창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