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설교 내용 중 ‘종말이 구원(창조)을 앞선다(Eschatology precedes soteriology)’라는 말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말은 게르하더스 보스(Geerhardus Vos)라는 신학자가 한 말입니다. 그는 독일 태생으로 1893년부터 1930년까지 미국 프린스턴 신학 대학에서 조직 신학 교수로 섬기며 몇 권의 책을 남겼는데, 대표작이 ‘바울의 종말론’과 ‘구약의 종말론’입니다. ‘구약의 종말론’ 서문에 창세기를 읽으며 말씀을 받고 있는 우리가 음미해 볼 만한 귀한 말이 있어 함께 나눕니다.
‘……종말론은 독특한 두 요소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현존하는 만물 질서의 유한한 존속 기간이며, 다른 하나는 그 뒤에 이어지는 상태의 영원성이다. 종말론과 상관관계에 있는 것이 창조다.’
‘사람이 종말론을 이해할 수 있다고 혹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느끼느냐의 여부는 결국 그가 생각하는 하나님 개념에 달려 있다. 창조할 수 없는 하나님은 만물을 완성할 수 없다. 그런 하나님은 자신의 바깥에 있는 무언가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하나님이라는 이가 어떤 목적을 집행하고 자신에게 앞서 주어진 것들을 유연하게 빚고 다루어 그런 목적을 이루려 할지라도, 그 무언가는 그런 하나님에게 자신을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종말론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은 진흙을 다룰 주권을 가진 토기장이여야 할 뿐 아니라, 당신 자신의 진흙을 만들어내면서 그 진흙의 세공(가공) 가능성까지 생각하실 수 있는 토기장이여야 한다. 더욱이 이런 일을 하지 못하거나 이런 일을 이루리라는 확신이 없는 하나님은 진정한 종말론 과정을 만들어 내거나 이끌어갈 이의 역할에 본디 들어 맞지 않는다. 그런 하나님은 자신이 성공할지 여부를 애초부터 알 수가 없다. 이 점에서 예정론과 종말론은 한 뿌리에서 나왔다’
2016년 7월 31일
한석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