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우리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빈 무덤의 환희가 동역자님의 가정과 일터와 사역에 넘치기를 소망합니다.
건기의 막바지 이곳 남국의 이글거리는 태양은 따갑기 그지 없어 시원한 빗줄기가 그리운 때입니다. 요즘엔 매스컴에서 자외선 지수까지 소개해 수치가 높은 한낮에 맨 살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를 합니다. 그렇잖아도 여기 사람들 대부분은 주간에 활동할 때 오히려 긴 팔을 입고 다닙니다. 미용에 좀더 신경을 쓰는 여자들의 경우는 아예 얼굴까지 철저하게 복면을 하고 다녀 평소 아는 사람조차 길에서는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동 여자들이 눈만 빼꼼하게 보이도록 복장을 하는 것이 종교 사회적인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적 가치나 윤리적 훈련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스런 일인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계획 경제 사회가 개방된 이후 대다수 사람들이 재산 축적을 인생의 제 1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데, 많은 경우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은 기본이고 체면이나 신용 등을 무시하는 것이 일상화 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나 외의 다른 사람들, 특히 외국인을 속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게 여기고 누군가가 그렇게 성공하면 그 방법을 배우려고 줄을 서는 풍토까지 있습니다.그래서 함께 일할 적절한 현지인을 얻는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것임을 거듭 경험하곤 합니다.
교단 총회(PCVN)가 내달 10일부터 2박 3일간 열리는 것으로 드디어 정부의 허가가 났습니다. 원래 작년에 개최하려고 한 것인데, 그간 정부 조직 구조 조정에 따른 관련 인사들의 보직 변경과 총회 개최를 위한 교단 내 선결될 문제들이 겹쳐서 이제 사 정식 날짜가 잡힌 것입니다. 어려운 현지 여건 속에서 교단이 새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주님을 경외하며 멸사봉공의 마음으로 투명하고 미래지향적인 교단 운영을 해 갈 인사들이 임원으로 세워지기를 기대합니다.
교단 내 젊은 세대 기독 신앙인들의 리더십 배양을 위해 새로 준비해가고 있는 일입니다. 첫째는, 소수 민족 목회자 자녀들 중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 예정자 가운데 학업 능력이 있는 아이들을 뽑아서 이번 새 학년 9월부터 해당 인근 성도에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는 일입니다. 그곳에서 영어와 이 나라 공용어인 베트남어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도시에 나와 공부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인근 지역 기독 청년들을 위해 호치민 시내에 학사를 운영하는 일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학비가 없어 초교만 마쳤거나 중등학부를 중퇴했던 청년들인데, 도시에 나와 1-2년 집중 공부해서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수료증을 얻은 후 취업이나 대학 또는 신학교로 갈 후보들입니다.
몇 가지 기도제목 정리해 드립니다.
1. 이 땅이 경제적 개방에 속도를 내는 만큼 제도적으로 신앙적 활동의 여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시고, 이 땅 사람들의 심령이 복음에 귀를 기울이도록 마음을 경작해 주옵소서.
2. 여러 난제를 헤치고 다음 달에 열리게 된 교단 총회를 통해 예비된 좋은 임원들이 선출되어 새로운 비전 가운데 교단이 주님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소서.
3. 리더십 배양을 위해 시행 준비하는 소수 민족 목회자 자녀들의 국제 학교 진학을 위한 제반 업무 진행 가운데에 주님의 긴밀한 인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옵소서.
4. 소수 민족 기독 청년들을 위한 시내 학사 운영 절차와 진행에 지혜를 주시고, 그들과 함께 거주하며 학사 사감으로 동역할 좋은 현지인 교역자를 구할 수 있도록 해주소서.
5. 요즘 현지어 공부하는 가운데 사역용 언어를 따로 배우며 현지어 지평을 넓혀 가고 있는데, 이 사역 언어 습득과 활용의 은사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6. 요양병원에 누워계신 어머니의 건강, 인희의 학업과 성호의 업무, 그리고 저희들이 더운 날씨와 사람들에게 지치지 않도록 날마다 새 힘을 허락해 주소서.
항상 기도해주심에 감사 드리며,
호치민에서 공인수 김연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