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코로나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가는군요. 이 어려운 사태 가운데서 더욱 주님의 은혜와 안위를 경험하시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여기서는 코로나가 빠르게 전파될 때에 한 달 정도 전 국민 대상 강제 격리와 지역 봉쇄를 단행한 결과, 지역 감염은 없고 외국에서 감염되어 귀국하는 현지인들만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외국에서 특별 사유를 제외한 일반인들의 방문은 막혀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 대신 지난달 초에 다소 큰 무릎 수술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오토바이 타면서 가끔 넘어지다 보니까 이전에 다친 적이 있는 제 왼쪽 무릎이 더 이상 견디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술은 3가지를 포함했는데 하나는, 파열된 전방십자 인대(ACL)를 교체하기 위해 무릎 위 아래 뼈에 직선으로 20cm 정도 드릴로 구멍을 뚫고, 인접한 여분의 힘줄을 뽑아내 그 안에 삽입하고 고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그 전방 십자 인대가 있는 주변 뼈를 깎아내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깨어지고 금이 간 반월형 연골(meniscus)을 다듬는 것이었습니다. 현지 의료 수준 및 장비를 고려 여기에서 수술 받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좀 했는데, 주님께서 여러 가지 확인 사인을 보내 주시더군요. 오랜 경력의 현지 의사 샘을 조치해주셔서 수술을 잘 마쳤고, 지금은 약을 복용하면서 재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뛰라고 주님께서 망가진 부품을 교체해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협력하고 있는 현지 교단의 목회자 대부분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가 지난 주에 2박 3일 동안 중부에 있는 도시에서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정부가 이 모임을 주선하고 참석자들의 모든 교통비와 숙박비를 부담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세미나 중 많은 시간을 자기들 정책 홍보와 지침 전달에 사용하긴 했지만, 일개 교단의 목회자 전체를 대상으로 이런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기독교를 미국 종교로 생각하고 선교사는 죄다 미국 정보원으로 보던 이 나라에서 과거와는 다른 인식이 진행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은 여름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심지어 라디오도 없는 깡촌에서 평소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았던 청년들인지라 상식과 학습 능력이 낮고 인지 속도도 일반 낀족 학생들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꽤나 인내심이 요구되곤 합니다. 방학 전 상당량의 성경 강독과 주요 구절 암송 그리고 수 차례 반복 시험을 거치면서 본인들 스스로 소명에 대해서 깨우침을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방학 중에도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양의 성경 과제물을 해결해야 하고, 전도 실습도 하면서 모든 과정을 저널에 남기는 훈련도 하게 됩니다.
현재 다음 학년도 새로운 신입생을 받기 위해 교단을 통해 공문 발송하고 입학 신청서를 받아둔 상태로, 1차 서류 심사를 마치고 면접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작년에 받은 첫 해 학생들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고등학교 중퇴나 졸업 예정자들이 그리고 남학생보다도 여학생들이 더 신청을 해왔습니다. 소수민족의 경우 고등학교 진학율이 1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고 그것도 지방에서 집안 배경이 없으면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소수 부족민들에게 있어서는 이미 인텔리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 학교 입장에서 보면 수업의 질과 진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학생들을 교육 기간 내내 합숙 시키려면 별도의 숙소와 함께 여자 수퍼바이저의 배치 등 일이 많아지는데, 여기 여성 목회 부문이 워낙 척박한지라 이들을 잘 교육 시켜서 파송시키라는 주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래, 기도 제목 정리해 드립니다.
1. 이 나라 위정자들의 마음 속에 기독교 복음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불어 넣어주시고, 필요한 조치를 통해 특히 소수 민족 출신 기독교인들이 더 이상 박해 받는 일이 없어지고, 나라 전체가 복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해주소서.
2. 코로나로 인해 더 이상 주일 예배나 학교의 수업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에 감사 드립니다. 공중 길이 막혀 단기 방문 강사분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은데, 속히 공중길이 열리길 소망합니다.
3. 학교에 주님 나라에 필요한 학생 재목들이 새로 조인할 수 있게 해주시고, 이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비된 남녀 수퍼바이저들을 찾게 해주시옵소서.
4. 현지에서 무릎 수술 잘 받게 하시고 재활 과정을 지켜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잘 회복되어 주님 기뻐하시는 사역에 더욱 올인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아울러 가족의 건강(아들 성호 구멍 난 고막 수술 예정)도 지켜 주시옵소서.
항상 기도해 주심에 감사 드리며,
호치민에서 작은 종 xx수, xx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