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문안 드립니다.
전광순 집사님, 이수정 집사님께서 9월 30일 말라위에 도착하시어 연일 많은 환자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치료하고 계십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강행군을 떠나시는 날까지 하실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도착 당일에 본 한인교회에서 보내 주신 선교헌금과 진료소 후원금 미화 $3,477을 잘 수령하였습니다.
선교위원회와 장로님께 진료소 후원금과 관련하여 아뢸 말씀이 있어 이 글을 올립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진료소를 운영해 오던 중 금년에 이르러 현재 사역지인 마칸디 (말라위 최남단에 위치)에 이어 말라위 중앙에 위치한 카숭구라는 도시에 있는 카숭구 교도소 영내에 어린이 급식 재료 제조공장을 신축하게 되었습니다.
두 군데의 사역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현재까지 하던 몇몇 사역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마칸디 클리닉입니다.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 한국에 본부가 있는 굿피플인터내셔널이란 국제 구호기관이 마침 마칸디 지역에서 아동결연 사역을 하고 있기에 최근에 그 기관에 클리닉 운영을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교회에서 후원해 주신 클리닉 후원금의 용도에 대해 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입장입니다.
전광순 집사님의 카톡을 통해서 사진을 보내 드린 바와 같이 그간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거듭 확인하게 되는 사실은 대다수의 환자들이 목과 허리 등에 발생한 디스크류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입니다.
원인은 두말할 나위 없이 무거운 물통을 머리에 이고 매일 같이 먼 길을 다니는 가운데 생긴 후천성 질병입니다. 따라서 이런 질병을 완화해 주기 위해 진통제를 제공하는 것과 아울러서 예방차원에서 머리에 지지 않고 그보다 훨씬 쉽게 물지게를 사용하여 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여겨서 현재 활발히 물지게 보급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1,000개의 물지게를 보급했습니다만 이제 원자재가 바닥이 나서 물통과 철재, 나무 등을 새로 구입해야 할 형편입니다. 따라서 교회에서 허락하신다면 진료소 후원금으로 한 개에 물통 2개 포함한 제조비용이 7불가량 드는 물지게 150여개를 만들어 보급할까 합니다. 바라옵기는 진료소 후원금을 중단하지 마시고 물지게 보급사역에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지게 보급과 아울러 지게를 활용하여 장학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말라위의 초등학교는 무료이나 고등학교부터는 공납금을 내야 합니다. 비록 소액이지만 시골주민에게는 무척 버거운 금액이라 어렵사리 고등학교 진학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이 공납금이 없어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지난 달부터 80명의 고등학생을 선발하여 이들이 일주일에 세번씩 지게로 물을 길어 마을의 가장 곤란한 부류에게, 예를 들자면 독거노인이나 장애인에게 물을 길어다 주고 그 대가로 저희가 직접 학교에 등록금을 지불해 주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 진료소 운영을 타기관에 이양한 바람에 이번에 진료소 후원금이 도래했을 때 미처 이 사정을 알려 드리지 못해서 다소 죄송했습니다.
전집사님과 이집사님께서 사역을 마치고 출발하실 때까지 안전하게 지켜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주님의 평강이 장로님과 온 교회에 임하시기를 구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김용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