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어요”
목사로서 제일 힘든 순간이 사랑하는 성도를 주님의 품으로 보내는 시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고 사랑해 주셨던 오혜인 집사님께서 지난 수요일(9월 30일) 오후에 주님이 품에 안기셨습니다. 이병학 전도사님으로부터 응급실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해져서 수요일 아침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야윈 모습으로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오혜인 집사님을 뵈면서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사도신경으로 신앙 고백을 드리자고 하자, 산소 공급장치를 낀 상태에서 힘을 다해서 사도 신경의 한 단어, 한 단어를 오집사님께서는 고백하셨습니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사오며……”그리고 거친 숨을 내쉬면서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끝까지 다 고백을 하셨습니다. 예배를 다 마치고,
오 집사님은 ‘목사님, 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어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임종의 예배를
드리고 교회로 돌아왔는데, 그날 오후 오혜인 집사님의 소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남편 이경훈 집사님께“당신과 함께 한 13년의 시간, 감사했다고, 당신은 나에게 준 하나님의 선물이었다.”는 마지막 말씀을 하시고, 얼마 후에 잠자듯이 주님의 품으로 가셨다고 하십니다. 이 집사님과 전화를 끊고서 한 동안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 완전히 순종하시면서 의연하게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시는 오혜인 집사님의
삶과 신앙에 대해서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너무 빨리 엄마를 잃은 열살 재인, 아홉 살 준규, 여덟 살 민규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안타까움이 찾아왔습니다. 어린 것들 두고 가시면서 오 집사님께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 지를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허용하셨을까? 정말 궁금한 질문이지만, 아무리 물어도 물어도 지금은 대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인 것을 너무나 잘 압니다. 우리의 작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크신 뜻이 있을 것이고, 지금은 다 모르지만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믿고 하나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마다 삶과 죽음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무수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아는 것은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께 속해 있고,
하나님께서는 삶과 죽음을 넘어서 영원토록 우리를 붙들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 진리를 다시 한번 붙잡으면서 모든 것을 주님의 손에 올려 드립니다. 특별히 사랑하는 가족들을 주님의 손에 간절한 마음으로 올려 드립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추신: 유가족에게 도움이 절실합니다. 십시일반으로 성도님들께서 정성을 모아주시기를 담임목사로서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기도편지를 참조하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10월 4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