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주일을 감사함으로 맞이하며 고국의 시인 이창건의 시를 함께 음미하기 원합니다.
어머니
할아버지 사셨을 적부터 어머님은 광주리 하나로
살림을 맡았습니다.
설움으로 얼크러진 머리를
손 빗으로 가다듬으며
살림의 틀을 야무지게도 짜냈습니다.
봄, 여름은 푸성귀로
광주리를 채우고
가을, 겨울엔 과일로
광주리를 채웠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그 솔 껍질 같은 손으로
광주리 한 구석에
내가 기둥나무로 자라기 바라는
기도를 꼭 담곤 했습니다.
내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오늘 아침
어머님은
내 기도가 담긴 광주리를 이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주후 2018년 5월 13일
한석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