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목장에서
“익숙함의 무지(無知)”
사람이든 사물이든 익숙하다고 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는 가장 익숙한 관계입니다. 그러나 부부가 남보다 서로를
모르고 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익숙하면 소홀하게 대합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가장 익숙한
존재입니다. 익숙하기에 때로 자식들은 부모를 함부로 대하고 소홀하게 대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성도들이 사도신경을
대할 때에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사도신경을 예배 때마다 암송하다 보니 너무 익숙해져서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암송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사도신경을 그렇게 암송했건만 의외로 성도들이 사도신경에 대해서 모릅니다. 많은 성도들이 사도 신경을
사도들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사도시대 이후에 교회를 통해서 만들어진 문서입니다. 사도들이 만들어서 사도신경이
아니라, 사도들의 신앙 고백을 담고 있어서 사도신경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권위 있는 신앙 고백입니다. 개신교, 천주교, 성공회, 교파를 초월해서 모든 정통
교회는 사도신경을 사도들의 가르침의 요약이라고 보며, 신약 성경의 계시를 잘 담고 있는 가장 확실한 신앙의 고백으로 받아들입니다. 사도신경을 고백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신앙이 특정 문화나 특정 인물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 오랫동안
내려와서 확증된 역사적 신앙인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또한 사도신경을 고백하면서
내가 가진 신앙이 나 혼자의 체험에 기초한 신앙이 아니라, 초대 교회로부터 검증되고 함께 고백된 공동체적 신앙인 것을 확인합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을 고백하면서
우리는 현재의 지상에 있는 성도들과 앞서서 살다간 과거의 성도들과 미래에 믿게 될 성도들과 성령안에서 하나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늘부터 사도신경 강해가 시작됩니다. 이 강해를 통해서 상대주의가
유일한 진리처럼 여기는 세상 속에서 절대적 믿음을 고백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체험과 견해를 절대의
자리에 놓고서 서로 정죄하며 갈기갈기 찢겨진 오늘의 교회 현실 속에서 성령의 하나됨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0년 1월 12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