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시대와 콘스탄틴 이전 교회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 이후에 우리의 생각과 삶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훗날 역사가들이 코로나 이전 시대(pre-Corona era)와 코로나 이후 시대(post-Corona era) 이렇게 역사를 구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을 맘대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 있습니다. 이랬던 인간들이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으며, 전세계가 요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한번 스치고 지나가는 일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과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신앙생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성찰의 기회가로 삼아야 합니다.
교회의 역사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중의 하나가 콘스탄틴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내려서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입니다. 그래서 교회 역사가들은 콘스탄틴 이전 교회(Pre-Constantine Church), 콘스탄틴 이후 교회(Post-Constantine Church)로 나눕니다. 313년을 기점으로 교회가 가정 중심에서 건물중심으로, 소그룹중심에서 대예배중심으로, 평신도 중심에서 성직자 중심으로 바뀌어졌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우리는 교회 건물에도
접근할 수 없고, 모여서 대예배도 드릴 수 없고, 목회자의 심방도 받을 수 없는 콘스탄틴 이전 시대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상황이 너무 힘들지만 이번 기회에 가정이 다시 신앙의 중심으로 회복되고,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속에서도 기도와 SNS를 통해서 영적인 연결(spiritual connecting)이 소그룹(촌, 중보기도모임)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회개운동과 감사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서 교만했던
우리의 모습들 회개하고, 작은 행복에 감사하지 않고, 큰 행운만을 찾아 분주하게 살았던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일상의 작은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일상감사, 범사감사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성육신의 종교입니다. 몸과 몸이
만나서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는 공동체적 예배와 만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치될 수 없습니다. 이런 소중한 일상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며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매일 저녁 9시에 드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9시기도 꼭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3월 29일 고영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