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 예수 그리스도께로 회심하고 한참 그 첫 사랑의 감격에 빠져 있을 때에, 아내와 함께 가까운 몇 명의 친구를 전도하려고 애를 썼던 적이 있습니다. 평소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에 품게 하시는 한 친구를 불러내어, 없는 형편에 중국집에 데리고 가 요리까지 사 주면서 우리가 보고 듣고 체험한 주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우리 스스로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었겠지만,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겨났는지, 열을 내며 그리스도에 대하여, 십자가와 죄 용서에 대하여, 성령 하나님에 대하여 전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특별히 반감을 표시하거나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아듣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자리를 일어서기 직전에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시키는 대로 영접기도를 따라 하기는 하였지요. 그리고서도 한동안 간혹 전화하며 물어보면, 여전히 교회는 다니지 않는다고 하고, 특별히 하나님께서 그 친구의 심령 가운데 역사하고 계시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몇 명의 친구들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열심히 전도해 보았지만, 거두어지는 열매는 없었지요.
캐나다로 이민을 온 후에도, 그 친구들을 위한 기도는 한동안 계속 되었 습니다. 아직 믿지 않으시는 가까운 친척들과 더불어,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대학 시절 친구들, 그리고 함께 손잡고 기도하며 영접기도 했던 친구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마음은 많이 무거웠고, 좀처럼 응답되어지지 않는 것 같은 탓에 기도의 열정도 조금씩 사그라지곤 하였습니다. 혹은 캐나다 생활에 바빠 점차로 잊게 되는 것인지, 그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횟수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작년에, 아내가 우연히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몇 해 전 무릎을 다쳐 한동안 걷지도 못하고 지내다가, 우리가 전해 준 하나님이 생각나 교회에 가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그 일을 계기로 하나님을 만났 다고 합니다. 그때 우리가 사 주었던 성경책을 지금까지 열심히 읽고 있다고요. 식탁에 앉아 아내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둘 다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잊지 않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잊어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태신자들을 위해 작정하고 기도하는 그 모든 순간들을, 하나님께서는 잊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결단코 잊지 않으십니다.
주후 2014년 11월 9일
안형준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