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시인 이대흠 선생의 ‘다시 봄을 노래함’이라는 시를 여러분과 함께 음미하기 원합니다.
젖 줄 때 어미의 몸은 아기 쪽으로 기울어진다
꽃도 기울어지며 열매를 맺고 사랑도 그대 쪽으로
좀 기울어져야 한다
나를 품는 그대 또한 기울어진 몸이니 달이 조금
기울어지는 것도 이해할 것 같다 바르다는 수평선
또한 둥글게 기울어진 몸이니, 그렇게 달과 바다의
줄탁이 있는 것이니, 우주라는 말도 이해가 된다
기울어진 것이다
내 몸이 아픈 것도 내 몸이 기울어진 것이니
내 안 어디에 꽃이 피었겠구나 진주가 돋았겠구나
너로 인해 내가 앓은 것이 아니라 너로 인해 내가
별 하나 낳겠구나
아픔으로 기쁘니, 이제는 오시는 햇살마다
네 이름을 새겨놓고 오래 앓아야겠다 그게 꽃이고
그게 사랑이니 나의 빈틈에 그대를 좀 길러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