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으로 외로운 고투를 하고 있는 아버지들을 축복하며 고국 시인 전길자의 시 ‘생애’를
함께
나눕니다
길게 이어진
몇
겹의
고통이
덕장에
걸려
있다
내장
다
빼버리고
얼었다
녹아
내리기를
반복하지
않고서는
제
값을
받을
수
없다
살얼음
품어야만
제
맛을
내는
빳빳하게
긴장한
삶이어야
깊은
맛
우려내는
생애
한
번쯤
덕장을
빠져나가
겨울바람
피하고
싶었을까
한
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지고 싶었을까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끌어안고
곧추서서
기다리는
먼
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듯.